어스맨은 사람과 사람의 진심을 잇는 무역을 합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관계를 넘어,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를 이해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스맨이 찾은 제품을 통해 관계 맺은 모든 이는, 좋은 파트너이자 좋은 친구입니다. [어스맨과 친구사이]를 통해 어스맨과 함께하는 친구를 소개하고 알리려 합니다. 어스맨 뿐 아니라 어스맨의 친구들에게도 많은 관심과 많은 애정 가져주세요.
어스맨은 서울혁신파크에 입주해있다. 이곳은 2015년, 사회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사회 곳곳 다양한 문제에 대안을 제시하고 해결하려는 사회적기업, 영리, 비영리, 중간 지원조직 등 200여 개 단체가 모여있다. 서울혁신파크 상상청 1층엔 오아시스 같은 곳이 있다. 일하다 지쳐 쓰러지기 전, 카페인과 당을 충전하러 가는 곳. 속이 부담스럽지 않은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곳, 누구나 친근하게 비건에 입문할 수 있는 곳. 그곳 이름은 비건 카페 달냥이다. 달냥은 어스맨 직원들이 커피나 두유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자주 찾는 단골 카페이자 어스맨 제품을 판매하는 거래처, 그리고 워크숍을 함께 했던 파트너다. 워크숍은 요리가 핵심이어서, 못다 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다시 만났다. 비거니즘과 공정무역, 비건페스티벌, 기후위기에 이르기까지 달냥의 주인장 캘리, 쏘이와 긴 대화를 나눴다.
비건들의 대나무숲 달냥
달냥의 주인장 캘리와 쏘이는 대학 시절부터 함께 비건을 실천해 온 벗이다. 서로의 비건 생활을 지지하고 격려하며 함께 달냥을 운영하고 있다. 비건 식당이 드물던 시절, 비건들의 따뜻한 아지트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달냥을 열었다. 혁신파크에 오기 전 종암동에서 시작했는데, 당시엔 성북구는 비건 식당이 없는 지역이라 '개척'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고 인근에 주변엔 대학교가 많았다. 가까이는 고려대, 성신여대, 경희대, 한국외대 조금 멀리는 시립대, 동덕여대, 한성대까지. 일부러 대학이 모여있는 이곳을 골랐다. 캘리와 쏘이가 그러했듯, 채식을 고민하는 친구들이 궁금증을 해소하러 찾아왔고 마음 편하게 드나들었다. 채식하기 어려운 이야기, 속상했던 이야기를 풀고 갈 수 있는 채식하는 친구들의 아지트였다. 채식 동아리조차 없는 채식 불모지인 대학가에 ‘달냥’에 드나들던 친구들이 하나둘 채식을 전파했다. 그 친구들은 고려대에 ‘뿌리침’이라는 채식 동아리를 만들었고 이후 주변 학교에도 채식 동아리가 생겨 지금은 연합동아리로까지 발전했다고. 대학 문화에 채식이 파고들게된 좋은 시작이 된 것 같아 너무 기뻤다며 그때를 떠올렸다.
누구나 부담없이 접할 수 있는 비건 요리
달냥은 채식하는 이들이 많이 찾지만, 채식하지 않는 사람도 꾸준히 찾아온다. ‘비건'이란 걸 생각하지 않고도 음식이 아주 맛있기 때문이다. 채식하는 이가 그렇지 않은 친구와 왔을 때, '맛있는 비건 요리가 있다. 이런 비건 아이스크림도 있다.' 이런걸 보여줄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누구나 부담 갖지 않고 비건 음식을 맛보고 접하면서 비건에 가까워질 수 있게 돕는 매개체가 되고 싶다고.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캘리가 비건을 시작하게 되는 과정과 연관이 있다.
캘리는 대학 시절 쏘이를 만나기 전까지 채식과 무관한 삶을 살았다. 비건으로 사는 쏘이를 보면서 평소 고민했던 환경 운동의 실마리를 찾았다. 먹는 것을 바꾸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운동이 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생겼다. 락토베지터리언(*유제품을 먹는 베지터리언)으로 시작해 비건이 되는 과정이 쉽진 않았다. 특히 채식을 막 시작하전 시기엔 같이 식사하는 이들에게 채식하게 된 이유와 상황, 먹지 않는 음식에 대해 설명하는 게 복잡하고 어렵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때론 일반 식단 음식을 먹기도 했다고. 실천과 무너짐을 반복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비건을 실천할 수 있었던 건, 곁에서 기다려주고 믿어주었던 쏘이의 존재가 컸다. "그때, 이젠 그만 반복해야겠다 싶어 ‘채식 서약서' 같은걸 썼어요. 그걸 복사해서 후배들에게도 막 나눠줬죠. 금연 선언문처럼, '제가 비건 채식 아닌 음식 먹는 모습을 보면 혼내주세요' 이런식으로요.” 두 사람의 비건 생활은 자주 만나던 주변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쳐 주변에도 채식 생활을 지향하는 사람이 늘었고 비건이 된 친구들도 있었다. 캘리는 채식할 때, 동조하는 한 명의 친구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고 한다. 캘리에게 쏘이가 있었고 그 주변 친구들에게 캘리와 쏘이가 있었던 것처럼, 달냥이 채식을 지향하는 많은 이들에게 동조하는 한 명의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고 말이다.
비건의, 비건에 의한, 비건을 위한 비건 페스티벌
‘달냥’하면 비건 페스티벌을 빼놓을 수 없다. 2014년 소규모 비건 플리마켓으로 시작했던 일이 횟수를 거듭하며 페스티벌로 거듭났다. 처음부터 페스티벌을 생각한건 아니었다. 비건 친구들과 의미있는 일을 해보자고 아이디어를 모으다가 플리마켓을 열자고 했고, 캘리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채식 뷔페 앞 공간을 빌렸다. 별다른 홍보도 없이 SNS와 입소문만 냈을 뿐인데, 200명이 넘는 사람이 찾아와 많이 놀랐고 비건들에게 그동안 이런 자리가 필요했구나 싶었다. 주변에서 규모를 더 키워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쉬이 결정하기 어려워 망설이고 있었는데, SNS에서 한 대학생 친구의 글을 봤다. 비건 생활을 하면서 겪은 어려움과 소외감을 적은 글이었다. 그 글에서 캘리 자신이 대학 시절 채식을 하며 느낀 소외감, 외로웠던 시간이 떠올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친구들을 위한 축제가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안을 받아들여 지금의 비건 페스티벌을 하게 되었다고. 준비 기간이 짧았는데도 50여 업체가 참여해 부스를 꾸렸고 1,000명이 넘는 인원이 찾아올만큼 반응이 좋았다. 그 후 연 2회 꾸준히 페스티벌을 열어 비건들의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비건 페스티벌을 하면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사람이 모인다. 초등학생, 중학생인 어린 학생도 꽤 많이 온다. 아직 비건이 비주류 문화인 우리나라에선 비건 생활을 이어가는 게 참 어려운 일인데, 문화와 생각을 공유하는 이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축제다 보니 멀리서도 애정을 갖고 꼭 참여하더라고 캘리와 쏘이는 말했다.
더 깊고 넓은 영역에서 비건을 실천하고 싶어
달냥과 어스맨은 지난 5월 비건 샐러드 파스타 만들기 워크숍을 열었다. 어스맨 건과일이 비건식품이기도 하고 비건의 지향과 공정무역이 지향하는 방향이 다르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생산 방식, 자본보다는 사람과 생명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그렇다. 달냥은 비건의 개념을 더 확장하는 일을 하고 싶어한다.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을 넘어서 생산과정, 생산방식까지 생각한 비건 실천을 하기 위해서다. 유기농 채소를 이용하고 화학 첨가물을 최소화한 가공식품,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방식으로 생산한 제품,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 생산자에게 정당한 몫을 지불한 공정무역,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제로웨이스트까지. 더 다양한 이들과 연대를 통해 더 깊고 넒은 영역에서 비건을 실천하고 싶다고 캘리와 쏘이는 말한다.
비건 실천을 어려워하는 이들에게 '완벽한 비건은 없지만, 비건으로서의 지향을 두고 하나 더 실천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는 게 비건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단다. 내가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영역을 그려놓고 조금씩 그 영역을 넓혀가길 권한다고 말이다. 때로 자신이 약속한 것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다시 시도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경계를 넓혀가자고. 그렇게 많은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작은 행동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말이다.
우리는 심각한 기후변화 앞에 놓여있다. 연일, 세계 곳곳이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 기후 재난은 고스란히 사회의 약자에게 돌아간다. 세계 식량 가격은 요동치고 있고 급등한 전기료는 에너지 난민을 만든다. 이렇게 자꾸만 사회 바깥으로 밀려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그것이 돌고 돌아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달냥과 어스맨이 하려는 일은 이 모든 일과 연결되어있다. 우리는 이런 문제의식을 전달하며 삶의 작은 실천을 통해 세상을 바꿔나가고 싶다.
서울혁신파크 상상청 1층에 있는 달냥에 꼭 한번 들러보시라, 채식을 지향하는 삶. 그리 어렵지 않다. 일단 맛보고 느껴보시라. 비건 음식이 결코 낯설지 않다는 것, 그리고 엄청 맛있다는 걸 깨닫게 될 테니까.
글, 사진 어스맨 D
어스맨은 사람과 사람의 진심을 잇는 무역을 합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관계를 넘어,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를 이해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스맨이 찾은 제품을 통해 관계 맺은 모든 이는, 좋은 파트너이자 좋은 친구입니다. [어스맨과 친구사이]를 통해 어스맨과 함께하는 친구를 소개하고 알리려 합니다. 어스맨 뿐 아니라 어스맨의 친구들에게도 많은 관심과 많은 애정 가져주세요.
어스맨은 서울혁신파크에 입주해있다. 이곳은 2015년, 사회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사회 곳곳 다양한 문제에 대안을 제시하고 해결하려는 사회적기업, 영리, 비영리, 중간 지원조직 등 200여 개 단체가 모여있다. 서울혁신파크 상상청 1층엔 오아시스 같은 곳이 있다. 일하다 지쳐 쓰러지기 전, 카페인과 당을 충전하러 가는 곳. 속이 부담스럽지 않은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곳, 누구나 친근하게 비건에 입문할 수 있는 곳. 그곳 이름은 비건 카페 달냥이다. 달냥은 어스맨 직원들이 커피나 두유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자주 찾는 단골 카페이자 어스맨 제품을 판매하는 거래처, 그리고 워크숍을 함께 했던 파트너다. 워크숍은 요리가 핵심이어서, 못다 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다시 만났다. 비거니즘과 공정무역, 비건페스티벌, 기후위기에 이르기까지 달냥의 주인장 캘리, 쏘이와 긴 대화를 나눴다.
비건들의 대나무숲 달냥
달냥의 주인장 캘리와 쏘이는 대학 시절부터 함께 비건을 실천해 온 벗이다. 서로의 비건 생활을 지지하고 격려하며 함께 달냥을 운영하고 있다. 비건 식당이 드물던 시절, 비건들의 따뜻한 아지트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달냥을 열었다. 혁신파크에 오기 전 종암동에서 시작했는데, 당시엔 성북구는 비건 식당이 없는 지역이라 '개척'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고 인근에 주변엔 대학교가 많았다. 가까이는 고려대, 성신여대, 경희대, 한국외대 조금 멀리는 시립대, 동덕여대, 한성대까지. 일부러 대학이 모여있는 이곳을 골랐다. 캘리와 쏘이가 그러했듯, 채식을 고민하는 친구들이 궁금증을 해소하러 찾아왔고 마음 편하게 드나들었다. 채식하기 어려운 이야기, 속상했던 이야기를 풀고 갈 수 있는 채식하는 친구들의 아지트였다. 채식 동아리조차 없는 채식 불모지인 대학가에 ‘달냥’에 드나들던 친구들이 하나둘 채식을 전파했다. 그 친구들은 고려대에 ‘뿌리침’이라는 채식 동아리를 만들었고 이후 주변 학교에도 채식 동아리가 생겨 지금은 연합동아리로까지 발전했다고. 대학 문화에 채식이 파고들게된 좋은 시작이 된 것 같아 너무 기뻤다며 그때를 떠올렸다.
누구나 부담없이 접할 수 있는 비건 요리
달냥은 채식하는 이들이 많이 찾지만, 채식하지 않는 사람도 꾸준히 찾아온다. ‘비건'이란 걸 생각하지 않고도 음식이 아주 맛있기 때문이다. 채식하는 이가 그렇지 않은 친구와 왔을 때, '맛있는 비건 요리가 있다. 이런 비건 아이스크림도 있다.' 이런걸 보여줄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누구나 부담 갖지 않고 비건 음식을 맛보고 접하면서 비건에 가까워질 수 있게 돕는 매개체가 되고 싶다고.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캘리가 비건을 시작하게 되는 과정과 연관이 있다.
캘리는 대학 시절 쏘이를 만나기 전까지 채식과 무관한 삶을 살았다. 비건으로 사는 쏘이를 보면서 평소 고민했던 환경 운동의 실마리를 찾았다. 먹는 것을 바꾸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운동이 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생겼다. 락토베지터리언(*유제품을 먹는 베지터리언)으로 시작해 비건이 되는 과정이 쉽진 않았다. 특히 채식을 막 시작하전 시기엔 같이 식사하는 이들에게 채식하게 된 이유와 상황, 먹지 않는 음식에 대해 설명하는 게 복잡하고 어렵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때론 일반 식단 음식을 먹기도 했다고. 실천과 무너짐을 반복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비건을 실천할 수 있었던 건, 곁에서 기다려주고 믿어주었던 쏘이의 존재가 컸다. "그때, 이젠 그만 반복해야겠다 싶어 ‘채식 서약서' 같은걸 썼어요. 그걸 복사해서 후배들에게도 막 나눠줬죠. 금연 선언문처럼, '제가 비건 채식 아닌 음식 먹는 모습을 보면 혼내주세요' 이런식으로요.” 두 사람의 비건 생활은 자주 만나던 주변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쳐 주변에도 채식 생활을 지향하는 사람이 늘었고 비건이 된 친구들도 있었다. 캘리는 채식할 때, 동조하는 한 명의 친구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고 한다. 캘리에게 쏘이가 있었고 그 주변 친구들에게 캘리와 쏘이가 있었던 것처럼, 달냥이 채식을 지향하는 많은 이들에게 동조하는 한 명의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고 말이다.
비건의, 비건에 의한, 비건을 위한 비건 페스티벌
‘달냥’하면 비건 페스티벌을 빼놓을 수 없다. 2014년 소규모 비건 플리마켓으로 시작했던 일이 횟수를 거듭하며 페스티벌로 거듭났다. 처음부터 페스티벌을 생각한건 아니었다. 비건 친구들과 의미있는 일을 해보자고 아이디어를 모으다가 플리마켓을 열자고 했고, 캘리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채식 뷔페 앞 공간을 빌렸다. 별다른 홍보도 없이 SNS와 입소문만 냈을 뿐인데, 200명이 넘는 사람이 찾아와 많이 놀랐고 비건들에게 그동안 이런 자리가 필요했구나 싶었다. 주변에서 규모를 더 키워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쉬이 결정하기 어려워 망설이고 있었는데, SNS에서 한 대학생 친구의 글을 봤다. 비건 생활을 하면서 겪은 어려움과 소외감을 적은 글이었다. 그 글에서 캘리 자신이 대학 시절 채식을 하며 느낀 소외감, 외로웠던 시간이 떠올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친구들을 위한 축제가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안을 받아들여 지금의 비건 페스티벌을 하게 되었다고. 준비 기간이 짧았는데도 50여 업체가 참여해 부스를 꾸렸고 1,000명이 넘는 인원이 찾아올만큼 반응이 좋았다. 그 후 연 2회 꾸준히 페스티벌을 열어 비건들의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비건 페스티벌을 하면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사람이 모인다. 초등학생, 중학생인 어린 학생도 꽤 많이 온다. 아직 비건이 비주류 문화인 우리나라에선 비건 생활을 이어가는 게 참 어려운 일인데, 문화와 생각을 공유하는 이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축제다 보니 멀리서도 애정을 갖고 꼭 참여하더라고 캘리와 쏘이는 말했다.
더 깊고 넓은 영역에서 비건을 실천하고 싶어
달냥과 어스맨은 지난 5월 비건 샐러드 파스타 만들기 워크숍을 열었다. 어스맨 건과일이 비건식품이기도 하고 비건의 지향과 공정무역이 지향하는 방향이 다르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생산 방식, 자본보다는 사람과 생명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그렇다. 달냥은 비건의 개념을 더 확장하는 일을 하고 싶어한다.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을 넘어서 생산과정, 생산방식까지 생각한 비건 실천을 하기 위해서다. 유기농 채소를 이용하고 화학 첨가물을 최소화한 가공식품,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방식으로 생산한 제품,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 생산자에게 정당한 몫을 지불한 공정무역,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제로웨이스트까지. 더 다양한 이들과 연대를 통해 더 깊고 넒은 영역에서 비건을 실천하고 싶다고 캘리와 쏘이는 말한다.
비건 실천을 어려워하는 이들에게 '완벽한 비건은 없지만, 비건으로서의 지향을 두고 하나 더 실천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는 게 비건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단다. 내가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영역을 그려놓고 조금씩 그 영역을 넓혀가길 권한다고 말이다. 때로 자신이 약속한 것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다시 시도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경계를 넓혀가자고. 그렇게 많은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작은 행동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말이다.
우리는 심각한 기후변화 앞에 놓여있다. 연일, 세계 곳곳이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 기후 재난은 고스란히 사회의 약자에게 돌아간다. 세계 식량 가격은 요동치고 있고 급등한 전기료는 에너지 난민을 만든다. 이렇게 자꾸만 사회 바깥으로 밀려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그것이 돌고 돌아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달냥과 어스맨이 하려는 일은 이 모든 일과 연결되어있다. 우리는 이런 문제의식을 전달하며 삶의 작은 실천을 통해 세상을 바꿔나가고 싶다.
서울혁신파크 상상청 1층에 있는 달냥에 꼭 한번 들러보시라, 채식을 지향하는 삶. 그리 어렵지 않다. 일단 맛보고 느껴보시라. 비건 음식이 결코 낯설지 않다는 것, 그리고 엄청 맛있다는 걸 깨닫게 될 테니까.
글, 사진 어스맨 D